『사랑하는 이의 이름』
칠성아 칠성아
네 이름이 흔하건만
초당집 보비는 삼 년 전부터
가만히 자라는 마음의 풀을
베어버릴 힘없어서 ‘칠성’이라고
피로 쓰고 피로 지워 피로 샀다.
사람의 손이 가 닿지 않는 밭에
깨끗한 마음속 깊이 자라는 풀이라.
칠성아 칠성아
저 냇가에는 노란 꽃이 피면은
뚜렷한 달이 올라와서
가만히 피어 있는 사랑의 꽃을
시들게 하지 않으려고 ‘그리움’을
빛으로 비추고 빛으로 받는다.
그러나 보비는 그늘에 우니
칠성아 칠성아 네 이름이 봉선화라.
1925년 발표된 여성 최초의 창작집 《생명의 과실》, 김명순
가만히 자라는 마음의 풀, 당신에게 시의 이름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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