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소설] 왕치와 소새와 개미
옛날부터 왕치(메뚜기과의 곤충)는 머리가 훌러덩 벗어지고, 소새(물새의 일종)는 주둥이가 뚜우 나오고, 개미는 허리가 잘록 부러진 것은 아니다.
이들이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된 것에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동화 《왕치와 소새와 개미》는 은유와 역설, 반어와 비유 등을 사용해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채만식이 남긴 우화 소설이다. 개미와 소새와 왕치가 한 집에 살았다. 개미는 지금이나 그때나 부지런했고, 소새는 괴팍하고 인정머리가 없지만 제 구실은 하는 편이다.
다만 문제는 바로 왕치. 워낙 힘도 없는 약질이라 일도 못하면서 먹는 것 만 밝힌다. 더불어 사는 데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는 것이다.
저자 소개
채만식(蔡萬植,1902.6.17.~1950.6.11) 본관 평강(平康). 호 백릉(白菱). 전라북도 옥구(沃溝) 출생. 중앙고보(中央高普)를 거쳐 일본 와세다[早稻田]대학 영문과를 중퇴, 귀국 후 동아일보·조선일보 기자를 역임, 1925년 단편 《세 길로》가 《조선문단(朝鮮文壇)》문단에 발표되면서 데뷔했다. 이 후 희곡 《사라지는 그림자》, 단편 《화물자동차》·《부촌(富村)》 등 작품을 발표했으나 1934년에 《레디메이드 인생》·《인텔리와 빈대떡》 등 풍자적인 작품을 발표해 작가로 인정받는다. . 주요 작품으로, 소설 《태평천하》(원제목은 《천하태평춘》), 《탁류》, 《치숙》, 《민족의 죄인》, 《논 이야기》, 《불효자식》, 《아름다운 새벽》, 《돼지》, 《허생전》 등이 있다. 이외에도 희곡, 평론 등의 다수의 작품을 남겼다. 1950년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옥구군 임피면에 있는 선산에 묻혔다. 1920년대 이래 한국 문학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풍자적 작품 세계를 개척하여, 오늘날 가장 개성 있는 문제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